[책추천_심리] 아임낫파인 - 이가희

최근에 아주 빠르게 읽은 책.
코로나 19 때문인지 우울감이 들어서 선택한 책이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가 슬프거나 우울해 보이면 "힘내", "괜찮아", "기운 내" 등의 말을 건넨다.
그렇지만 왜 꼭 힘을 내야 하며, 괜찮아져야 하며, 기운을 내야 하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저 그냥 우울한 채로 머물러 있으면 안 되는 걸까.
우울한 날에 날씨가 맑으면 혹은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 더 우울해지는 심리가 뭘까.
그냥 우리가 괜찮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이 스스로 두려운 걸까.
"밖에서 친구들이나, 여러 사람들이랑 함께 있을 때는 밝은 편이거든요. 분위기를 띄우거나 이끌기도 하고요. 그런데 혼자만 남으면 아무것도 못하고 싫어져요. 그냥, 그냥 계속 슬픈 기분, 공허한 기분만 들어요"
보통 연예인들이 이런 감정을 많이 느낀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있다가,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고 조용한 집에 들어서면,
편안한 기분보다, 공허함, 외로움, 쓸쓸함 같은 감정이 느껴진다고 하더라.
나 또한 가끔 그런 비슷한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친구들과의 연말 모임이나 대규모 가족행사를 마치고 텅 빈 집에 들어서면
안락함과 동시에 "아, 나 무척이나 외로운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저보다 경험이 없거나 노력을 덜 한 사람이 성취한 걸 보면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이 밀려오고 그 기세에 떠밀려 '나는 안 되는 건가, 여기까지인가.' 싶어요. 뭐가 문제인 건가, 다 포기하는 게 맞는 건가. 그런 감정이 들기 시작하면 이성적 판단이 전혀 안 돼요."
이 문장을 읽으면서 괜히 웃음이 났다.
취업 준비를 할 때 제일 많이 느꼈던 감정이었다.
나보다 짧은 시간 공부를 하고 합격을 하는 친구를 보면 그렇게 배가 아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정말 쓰레기구나, 좋은 일에 축하해 줄 수 있는 아량도 없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이 감정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우울증은 대부분 아이 시절에 결정된다고 봐요."
오잉?
솔직히 조금 놀랐다.
성인이 된 후, 특정 사건 때문에 발생하는 정신질환인 줄 알았다.
그런데 어린 시절의 양육방식에 의해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니..
그래도 나의 초보 엄마가 첫째인 나를 올바른 방법으로 양육해주셨나 보다.
우울감은 가끔 있지만 죽고 싶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니까.
"우울한 상황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더 큰 스트레스가 된다. (중략) 보통은 평소의 리듬을 바꾸지 않고, 익숙한 환경을 유지하는 게 좋다."
두 번째 오잉?
그동안 우울하면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었다.
여행을 가거나, 사람을 만나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하는 등 새로운 것을 하려고 했었다.
물론 순간적으론 좋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울감은 그대로 지속되었다.
우울증 환자에게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한데 그게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정말 쉽게 잘 읽힌다.
다양한 사례도 흥미로웠고, 평소에 궁금했던 내용을 콕 집어서 속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한 팩트체크도 좋았다.
결론은 우울증에 걸리면(내가 우울증인가?라는 의문이 들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약물치료+상담치료"를 통해 치료하면 된다는 것.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듯이,
마음에 병이 생기면, 그저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서 처방을 받으면 그만이다.
그냥 그뿐이다.